연극 아포가토 달콤씁쓸 따듯한 겨울

WHY

taste; 달았으면 좋겠는데 써

겨울이랑 잘 어울리는 극이야. 배경이 크리스마스이브거든. 그리고 분위기가 포근해. 공연장 들어가면 들려오는 음악이 평화롭고, 창문 너머 내리는 눈이 따듯한 느낌을 고조시키지.

하지만 이는 분위기일 뿐, 시놉만 봐도 세 사람의 심리극임을 알 수 있어. 그 안에서 다양한 생각거리와 깊은 여운을 남겨.

WHEN

오픈런 연극만 보다가 우리가 처음으로 본 리미티드 연극이야. U에게 초심자의 행운이 있었던 걸까. 전성우 마이클 회차 티켓팅에 2자리를 성공했어(D와 친구는 빈손). 사실 D 친구가 전성우 배우를 좋아해서 추천했고(내용이 무겁다고 걱정하긴 했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갔지. 엽서 증정이 있는지도 커튼콜 데이인지도 모르고 공연장 가서야 뭘 주길래 받고, 커튼콜 찍을 수 있다길래 찍었어.

211212 전성우, 이석준, 박현미 / 흔들림 주의..

가벼운 연극만 봐 오다가 처음 엘리펀트 송을 봤을 때 공연장 분위기가 너무 신기했어. 극이 시작할 때 숨 막히는 정적과 관객들도 숨은 쉬고 있는지.. 들리는 건 오로지 누군가의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뿐.. 그만큼 들리는 잡음 없이 모두 무대에 집중하더라고. D는 처음엔 이게 말로만 듣던 시체 관극인가 했대🤣 하지만 불편함을 느끼기는커녕 금세 자연스럽게 빠져들었어.

WHAT

엘리펀트 송은 크리스마스이브 전날, 사라진 의사 로렌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가 로렌스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환자 마이클을 찾아오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야.

엘리펀트 송 공연사진1
출처: 나인스토리

엘리펀트 송(이하 엘송)을 처음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는 “난 어떤 존재 가치가 있을까”였어. 사람이 꼭 존재 가치가 있어야 살 수 있는 건가 싶다가도, 어쩌면 삶이란 계속 그 가치를 좇는 과정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또, 무심코 넘겼던 대사들의 의미를 깨닫고 여운이 남아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어.

VIEW

U는 좋아했던 작품이 돌아올 때 총첫을 챙기는 편이야. 그래서 엘송도 야무지게 총첫을 보러 갔지. 솔직히 말하면 엘송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이 매우 강렬했어서 처음만큼의 느낌은 아니었어.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바뀌어서 “어????? 이렇게 끝????? 진짜 끝?????” 하며 나왔던 기억이 나.

엘리펀트 송 공연사진2
출처: 나인스토리

어쨌든 처음만큼의 느낌은 아니더라도 한 회차씩 보면서는 단순히 마이클의 마음뿐만 아니라 아만다 세인트 제임스(마이클 엄마), 그린버그, 그린버그 부인, 피터슨 등 다른 인물들이 신경 쓰이고 눈에 밟히더라고. (마이클 아빠는 밟고 싶,,)

하루는 마이클 엄마, 하루는 그린버그. 특히 그린버그의 입장으로 극을 관람했을 때 연극이 끝난 후 매우 기가 빨렸어. 그래서 엘송이 따듯한 느낌이 맞는지 고민했는데 U의 한 줄 후기들을 보니 하루는 고그린 진짜 너무 따뜻하다…, 하루는 핑마… 복그린 왤케 따수워….인 걸 보니 따듯함 맞는 걸로!

POINT

엘리펀트 송 공연사진3
출처: 나인스토리

만약 두 분이 아이를 갖게 되면요,
그 아이를 일분일초도 놓치지 말고 사랑해 주세요.
온 힘을 다해서 아낌없이 사랑해 주세요.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서, 사랑받고 있음에도, 깨닫지 못하는 마이클이.
누군가는 온전히 마음 담아 사랑받기를 원하는 모습이.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았더라면 더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랐을 마이클이 상상돼 한없이 슬퍼져.

TASTE

DISLIKE

  • 내용 자체가 매우 무거워
  • 스포에 여러 가지 트리거를 유발하는 대사나 장면이 많아
  • 총소리가 3번 나오니 주의(해도 놀라..)
  • 특히 의료 종사자가 볼 때 힘들지도 몰라

LIKE

  • 대사 하나하나 허투루 쓰인 게 없어
  • 나중에 알고 보면 헉하는 대사들이 많아, 복선 찾는 재미가 쏠쏠해
  •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스토리가 어렵지 않아 극의 흐름을 이해하기 쉬워
  •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줘

Thank you, swee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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