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들] 비로소 행복하다

by. 에디터 U

우리가 팬레터 사연을 본 후, 대학로로 눈을 돌리며 처음 봤던 뮤지컬이야. 너무 재밌어서 바로 다음 표를 예매했었고. 또, 지금의 난쟁이들을 만든 이날 우리도 현장에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나. 아래 콘텐츠는 처음 봤을 당시 썼던 글을 바탕으로 편집했어.

NUMBER 1. 끼리끼리

출처: 유튜브 혜화로운공연생활, 2022 뮤지컬 난쟁이들 (부제 : 이번 혜화로운 동화나라의 주인공은 누구?)

힐링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그저 주인공이 난쟁이, 공주, 왕자인 것만으로 관심이 갔고, B급 코미디 작품이라 해서 가볍게 웃고 나올 수 있는 뮤지컬일 거라 생각했어.

예매한 후, 끼리끼리라는 넘버가 유명하길래 찾아봤는데, 처음에는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고 “이게 뭐야, 보기 싫어지는데..?” 했다가 몇 초 만에 바로 중독됐지. 개인적으로는 그냥 웃기고 중독성 있어서 좋았다기보다는 위 영상에 나오는 부분이 당시 U에게 너무 위로됐어. (이 정도면 위로 안 받을 때가 있는지?) 평소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에 공감해서 그랬을지도 몰라. 막상 극을 보니 난쟁이들을 비꼬는 가사길래.. 앗 혼자 당황 또, 그저 웃고만 나올 줄 알았는데 감동적이기도 하고 교훈도 있어서 2차 당황.. 괜히 대학로 4대 비극 뮤지컬이 아니었다

WHEN

난쟁이들을 처음 만난 건 본격적으로 대학로에 입성했을 때야. 아직 코로나로 캐스팅이 변경되던 시기였지. 우리가 보려던 날에도 배우들이 코로나에 걸려서 캐스팅 변경이 됐었고. 생각지 않았던 배우를 보게 됐는데, 둘 다 그 배우한테 반해 온 날이기도 해. 특히 D 취향 저격! 춤을 엄청 잘 춰! 역시 알고 보니 춤 잘 추기로 유명한 배우였어. 무릎으로 춤추던 찰리가 아주 강력하게 남았지.

WHAT

뮤지컬 <난쟁이들>의 줄거리는 간단해. 지루하고 답답한 삶에서 벗어나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난쟁이 찰리,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중 일곱 번째 난쟁이 빅이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야.

공주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가 등장하고 (아, 깨알같이 엄지공주도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에 맞으면서도 세속적인 캐릭터성이 부여되어 있지. 보러 갈 땐 아무 생각 없었는데, 알고 보니 17세 이상 관람가야. 어쩐지 수위가 좀 있는 편! 또, 끼리끼리 말고도 은근 넘버 맛집. 다음은 좋아하는 넘버로 난쟁이 찰리의 포부를 잘 보여줘.

NUMBER 2. 공주만 만나면

출처: 유튜브 혜화로운공연생활, 220103 | 어른이 뮤지컬 난쟁이들 우리끼리끼리 어워즈

공주를 만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어
공주만 잡으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어

불쌍한 신데렐라 왕자를 만나 인생 폈듯이
공주와 결혼만 하면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을 거야!
공주만 잡으면 마법의 종 울린다면
내 남은 날들은 특별할 거야

알아, 내가 지금 떠난다면
엄청난 고난이 밀려오겠지만
희망도 꿈도 없이 나이만 먹기는 싫어

멋진 걸 원한다면 해보는 거야!
모두가 알아도 아무나 할 수는 없지
남과 다른 걸 원한다면 용기를 내야 해

POINT

공주만 만나면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난쟁이 눈에는 왕자든 공주든 빛나 보이기에 그렇게 되고 싶어 해. 난쟁이가 공주를 만나 왕자가 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고 특별해질 거라 생각하지.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을 거라 처음부터 예상하지만, 고난을 선택하고 희망과 꿈을 잃지 않아. 시련이 있더라도 시도했기에 그 과정에서 많은 걸 얻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야.

왕자가 되면 공주처럼 뭐든지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공주도 저마다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도 좋아. 비단 동화 나라에만 해당할까? 우리도 다른 사람의 보이는 모습만 보고 부러워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 누군가를 보며 그렇게 되고 싶다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자리에서 충분히 행복하면 되지.

TASTE

DISLIKE

U는 말장난과 아재 개그를 좋아하지만, 간혹 과도하다 싶은 신데렐라의 말장난과 백설공주의 성적인 대사가 별로였어. 아주 조금만 덜어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 가장 싫은 건 로켓 영상.. 처음 봤을 때 눈을 의심했어.. 그 영상 자체가 구리달까.. 물론 저작권 때문이겠지만..

근데 또 이런 것들이 빠지면 난쟁이들의 B급 매력이 사라지는 거라 좀 아쉬울 거 같기도 하고? 난쟁이들은 B급 코미디 뮤지컬이라고 세뇌시키면 충분히 상쇄 가능한 부분이라 생각해!

LIKE

저마다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 유쾌한 풍자.

어찌 보면 뻔한 주제를 특유의 재치로 풀어나가 함께 웃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적셔. 공연이 끝난 후, 집 가는 내내 어쩌면 더 오래 행복감이 지속되는 공연이야. 대놓고 위로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위로받지. 그저 유쾌하고 발칙한 이야기라 하기에는 너무 좋은 작품이야. 바로 이 맛에 동화 이야기를 보는 거겠지?

해피엔딩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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